tvN 예능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2’엔 유독 백종원 씨를 염탐(?)하는 화면이 많다.
카메라는 식당 옆 건물 2층에서, 50여 m 떨어진 벽 뒤에서 백 씨를 담는다.
현지인이나 차량이 지나가며 시야를 가리는 돌발 상황도 허다하다.
인파 속에 숨은 백 씨를 두고 온라인에선 ‘백종원 찾기’란 후기 글들이 올라온다.
지난달 22일부터 방영 중인 이 예능은 백 씨가 터키 이스탄불, 베트남 하노이, 미국 뉴욕 등을 홀로 누비며 ‘먹방’을 하는 프로그램. 설정은 평범해 보이지만 독특한 촬영과 편집 방식으로 다른 먹방과 차별화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우선 제작진은 촬영 전 답사 때 백 씨의 눈에 안 띄는 촬영 장소를 물색하는 데 공을 들인다.
지난해 방영된 시즌1에 이어 계속 연출을 맡고 있는 박희연 PD는 “역설적일 수도 있지만 예능을 다큐멘터리, 교양처럼 찍고 싶었다.
현지인과 섞여 음식을 먹는, 자연스러운 상황을 연출하는 게 원칙”이라고 전했다.
스태프가 우르르 몰려다니는 다른 예능 먹방 촬영과 달리, 10명 남짓한 인원이 백 씨 주변에 흩어져 잠복한다.
물론 소형 카메라를 든 백 씨 앞엔 항상 박 PD와 촬영감독이 자리를 지킨다고 한다.
현장 소품을 활용해 찍어내는 생소한 화면 구도도 꽤 좋은 볼거리를 준다.
오토바이나 식당 거울에 비친 백 씨의 ‘먹방’도 그중 하나. 현지의 식문화를 소개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보니 백 씨가 화면 구석으로 밀려 나기도 한다.
사전 섭외가 된 식당이더라도 30분 이상 줄을 서는 경우도 잦다.
“사전에 섭외한 식당에서도 카메라가 있다고 하면 점원들의 행동이 어색해지거든요. 백 대표께도 식당 입구에서 말을 시작하면 된다는 식의 최소한의 가이드만 줘요.”
이 예능은 맛깔 나는 음식 연출을 위해 몇 가지 기준을 세웠다.
‘직부감’(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본 샷) 대신 눈높이 촬영을 고집한다.
음식을 앞에 두고 카메라가 이곳저곳 옮겨 다니는 현란한 ‘무빙’도 생략했다.
빨리 감기보단 슬로 모션 여러 컷을 이어 붙이는 방식도 오로지 음식에 집중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사실 그릇 안의 국수를 찍을 때 위에서 찍는 게 가장 편하죠. 근데 저희는 옆에서 보일 정도로 면을 조금 더 얹어 눈높이를 맞춰요.”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편집도 재료에 담긴 서사를 이끌어내는 장치다.
빵 한 조각을 역으로 추적해 밀밭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편집을 위해 회당 3주가량을 할애한다.
도시 이미지에 맞는 음식 색감 보정도 필수. 박 PD는 “백 대표의 음식 설명에 맞는 풍경, 재료를 담기 위해 현지 방방곡곡을 누비는 촬영팀의 노고가 크다”고 전했다.
기사원문
https://bit.ly/2OsaJ7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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