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민예원 씨(24·여)는 지난해 대체육으로 만든 햄버거, 떡갈비 등을 섭렵했다.
조금이라도 육류 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민 씨는 “지난 한 해 환경 문제와 동물복지가 피부에 와닿아 최대한 고기를 줄이려 한다”며 “대체육이 일반 육류보다 비싸지만 환경 보호를 위해 앞으로도 계속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환경과 윤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대체육이 주목받고 있다.
○ 육류 대체할 차세대 식품산업으로 부상
국내 대체육 시장은 단순히 콩고기를 시험 삼아 출시하는 초기 단계를 넘어 채식주의자를 위한 대체식품과 가정간편식(HMR)을 대량생산하는 산업화 단계로 진화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수요와 공급이 함께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는 것이다.
일례로 신세계그룹 식품 계열사인 신세계푸드는 자체 생산을 기반으로 대체육 시장에 진출한다고 28일 밝혔다.
자체 패스트푸드 브랜드와 HMR에서 올린 대체육 판매 성과를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29일부터 대체육 햄을 이용한 샌드위치를 스타벅스 매장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농심은 지난 1월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를 내놓았고 대상은 2023년경 배양육 관련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풀무원은 대체 단백질 시장을 겨냥해 다음 달부터 두부로 만든 면 제품을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로 수출한다.
식품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대체육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이 시장의 성장잠재력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02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24.3% 성장했다.
한국채식협회가 추산한 국내 채식 인구는 지난해 150만 명가량으로 2008년의 10배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대기업과 유망 스타트업 간 협업 사례도 늘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식품 신기술을 개발할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롯데그룹도 지난해 말 식품 스타트업 투자를 목적으로 152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 ‘가치소비’ 트렌드에 수요 급증
대체육이 육류 시장을 빠르게 대체하는 것은 글로벌 트렌드다.
현재 세계 육류 시장 대비 대체육 시장 비중은 1∼2% 정도지만 가치소비와 윤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신소비 트렌드로 2030년에는 전 세계 육류 시장의 약 30%, 2040년에는 전체 육류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기존 육류 시장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친환경 소비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탄소배출과 환경오염을 가중시키는 가축 사육 등에 거부감을 갖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본보와 빅데이터 분석 업체 바이브컴퍼니 분석에서도 코로나19 이후 언급량이 가장 높아진 서술어는 ‘쓰레기를 줄이다’(292%)였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특히 코로나19를 계기로 환경 문제에 관심이 커진 소비자들은 좀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친환경 관련 제품을 구매해 환경 문제 해결에 적극 동참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간헐적 채식’ 등이 인기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이교림 씨(23·여)는 적어도 한두 달은 채식 주간으로 정해 놓고 육류 대신 대체육을 즐긴다.
먹거리도 ‘윤리’를 따져가며 고르기 위해서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가치와 윤리적 소비가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되면서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꿔 나가려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기사원문
https://bit.ly/2WxVo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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